아마존(Amazon.com.)에서 만날 수 있는 한국 책이 있다. 대부분 아마존의 한국 책 제목의 키워드를 살펴보면 ‘화해, 삶, 나, 행복, 소통’ 등이다. 그리고 종종 한국 그림책도 만난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필자로서 너무나 반갑다. 그림책 「바람과 물과 빛」을 발견하였다. 영어로는 「Wind, Water and light」이다. 요즘 그림책은 예술이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림책이 예술이 된 것이 아니라, 예술이 그림책이 되었다.
「바람과 물과 빛」의 글 작가는 이호백이다. 그는 뉴욕타임스 우수도서, 스웨덴 어린이 도서협의회가 수여하는 피터팬 상을 수상 한 바 있다. 그림책 작가이자 재미마주 출판사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이야기의 진실성과 그림의 예술성을 가치 있게 본다. 지금도 이러한 어린이책 만들기의 철학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때때로 그의 출판사 책은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더 가치를 부여받기도 한다.
이 책은 노련한 화가 박인경의 붓끝에서 나온 자연의 추상적 이미지를, 화집에 담듯 이호백 작가가 자신의 시어로 나타냈다. 마치 미술 감상을 하는 것 같다. ‘추상’의 미적 가치를 아주 간결하게 내레이터(narrator) 하듯 보여주고 있다.
In the beginning,
I was... 나는 본래...
Water. 물이었다
I was one, 하나였고
And I was many. 여럿이었다.
I was shattered wind, 부서지는 바람이었고
I was wind shrouding the mountain. 바람을 가두는 산이었다.
Then I am born again as...
Spring water,
Wind,
And a harsh storm.
For...
“여러분은 어떻게 이야기를 내레이션(narration) 하고 싶나요?”
이렇듯 추상의 구체화를 경험할 수 있다. 그림책 「바람과 물과 빛」을 통해 우주의 빛과 우리나라 전통 여백의 미를 한껏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마음만 열어 둔다면, 물질과 정신의 세계에서 구체화한 추상의 미학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예술가의 작품과 대화 나눌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 내레이터가 될 준비를 하셨나요?
우리 집 방 한켠에 ‘작은 그림책 미술관’을 만들어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