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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같이BOOK] _ '원씽'누구나 살면서 느끼는 부러운 감정이 있다. 학창 시절에는 나보다 공부를 덜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성적이 좋은 친구들이 부럽고, 성인이 되어서는 돈도 잘 버는데 시간이 많아 보이는 동료들이 부럽다. 지금도 당신은 할 일에 치여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있는데 인별그램에 여유롭게 여행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며 한숨을 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타고난 환경과 능력 때문이라고 탓하며 평생을 자조와 부러움에 빠져 살고 싶지 않기에, 변화를 꿈꾸는 이들은 각종 자기계발서를 읽고 좋다는 강연을 찾아다니며 노력을 한다. 그러나 미라클 모닝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의지력을 키우기 위해 애쓰며, 각종 툴을 사용하여 자기 관리에 매진하며 역행자가 되려 애써 보아도, 금세 지치고 본래의 초라한 자신으로 되돌아가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지치다 다시 힘을 내고, 또 지치고를 반복하는 것이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자화상이다. 과연 우리는 절대로 변화할 수 없는 것일까? 노력하는 데도 성과가 나지 않는 사람이라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오늘 소개하는 <원씽>을 통해 관점만 살짝 바꿈으로써 삶이 바뀌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리 켈러와 제이 파파산이 함께 쓴 <원씽>은 많은 이들이 노력하는 데도 성과가 나지 않는 이유로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성공이나 성과에 대한 여섯 가지 잘못된 믿음을 든다. 모든 일이 다 중요하고, 멀티태스킹이 곧 능력이며, 철저하게 자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의지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으며, 리스크를 피하고, 워라벨을 추구해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이 우리의 삶을 비효율과 낮은 생산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옥죄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여섯 믿음 중 나는 특히 ‘멀티태스킹의 허상’에 관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여러 권의 책을 함께 읽기를 좋아하고, 작업하는 컴퓨터에도 여러 창을 띄워 놓고 ‘Alt+Tab’을 누르며 일하는 것을 즐기는 내가 모든 것을 잘하려다 결국 어떤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한 마리도 잡지 못한다는 속담을 어렸을 때부터 익히 들어왔음에도, 단 하나도 번듯하게 해내지 못하면서 여러 일을 한다는 것을 방패 삼아 자기 위로를 하며 살아왔다는 것이 부끄러운 내 현실이었다. <원씽>은 내가 멀티태스킹에 매달렸던 이유를 ‘모든 일이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흔히 들었을 20/80의 ‘파레토의 법칙’을 근거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불평등’에 대해서 자각하는 것이 시작이라 말하는 것이다. 그 시작을 바탕으로 <원씽>은 단순하고도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삶에 주어진 일들을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로 구분하고 ‘해야 할 일’ 중에서도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것부터 차근차근 처리하면 결국 원하는 목표, 성과, 성공에 도달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바로 ‘원씽’이다. 작은 조각 하나가 몇 단계를 거쳐 큰 물체를 쓰러뜨리는 도미노의 이미지는 <원씽>이라는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압축되어 있는, 이 책의 진수라 할 수 있다. 결국 첫 번째 조각에 집중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임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원씽>은 이러한 핵심 메시지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위대한 결과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독자들을 이끈다. <원씽>이 이끄는 ‘위대한 결과’에 다가가고 싶은 이들은 일독해 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그런데 사실 나는 <원씽>을 읽고도 크게 변하지 못했다. 중요한 일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사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복잡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또 다른 업무와 건강 혹은 가족 관련된 문제들이 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오고 있다. 중요한 일부터 하라는 것도 사실 새로울 게 없고, 중요한 일이 너무 많으니 ‘To do List’는 늘어만 가고 결국 다시 멀티태스킹과 어설픈 마무리의 대환장 콜라보로 회귀하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 <원씽>이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줄 단어를 하나 찾았다. 바로 ‘지금’ 또는 ‘이 순간’!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보자. ‘To do List’를 만들지 않아도 자기 할 일을 척척 하는 사람들. 남보다 더 많은 생산성을 보여주면서도 더 많이 쉬는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그게 가능했던 것일까. 그것은 ‘지금’, ‘해야 할 일’에 집중했기 때문 아닐까? 자, 이제 여러분도 ‘지금’ 본인이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단 하나’에 몰입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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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같이BOOK] _ 그림책 '나의 나무에게'유난히도 예쁜 별 하나가 새 둥지에 퉁! 떨어졌다. 새 둥지가 별을 톡! 담았다. 새 둥지에 새알 하나 짹짹-짹! 특별한 아기 새. 특별한 아기 새가 태어났어요. 어느 별에서 온 줄 모르는 아기 새예요. 아기 새 이름은요? 호야에요. 시적 화자인 호야의 이야기 시가 한 편의 동화 세상이 되었어요. 그림이 가득 담겨있는 동시 그림책이 되었어요. 호야는 천방지축 다양한 정서를 가진 아이예요. 때론 심술보가 푸르고요. 때때론 투덜투덜 투덜이예요. 때, 때론 ‘골개골개’ 청개구리 소리도 내지요. 하지만 ’슬픔이‘와 ’그리움이‘를 만날 때면 한없이 작아지는 아이예요. 그럴 때 짠~! 하고 나타나는 호야 편이 있었어요. 그건 할머니였어요. 그리고 “되어라 되어라 얍!” 하고 외치면 호야의 세상이 되죠. 여러분도 호야와 같은 별에서 오셨나요? 그렇다면 호야와 함께 나무 세상으로 함께 떠나 볼까요? 동시 그림책 「나의 나무에게」는 지상선 동시, 이호백 화가가 그림을 그렸어요. 2024년 4월에 재미마주에서 출판되었고요. 그들의 동시와 그림에는 내면 아이의 정서적 대화들이 가득 담겨있어요. 어린이와 소통하고 싶은 작가의 소망이 담겨있지요. 너무 솔직해서 다~ 보여요. 작가의 어린 시절의 향기와 성장통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동시 자판기를 만들었어요. 예쁜 생각, 건강한 생각, 자판기에 쏘옥~ 넣자, 시가 와르르륵~ 세~상에, 시 속에선 뭐든 될 수 있어요. “되어라 되어라 얍” 하고 외치면, 엄마 마음도 아빠 마음도 바꿀 수 있어요. 인어공주도 될 수 있고요. 뚱냥이와 늑대도 만날 수 있어요. 이것뿐이게요? 아빠의 AI 요술 우산을 펼치자, 세상에나… 쉿! 더 이상 말해 줄 수 없어요. 시인의 방에 검은 글자들이 춤을 추며 쫑알거리기 때문이에요. 진짜라니까요? 동시 작가와 그림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속삭이고 있어요. “시인도 화가도, 우린 사실 어린이들이야! 이 동시 그림책으로 따로 배울 건 없다고! 너의 맘속에 같은 편이 되어 들어가고 싶을 뿐이야!” - p. 73. 이호백 그림 작가의 에필로그 2에서 그리고 움베르토 사바(Umberto Saba, 1883-1957)도 어른 내면아이에게 말을 걸지요. “시인은 말이야, 많은 것이 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어른이 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해하는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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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공잇수다_한국 교육, 변화가 필요해!오늘은 어떻게 보면 조금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길 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요즘, 깊이 생각해 보는 부분인데요. ‘한국 교육에 위기가 찾아왔다. 그런데, 대책을 세우려는 움직임은 없다.’라는 겁니다. 왜 그렇게 느끼냐고요? 찬찬히 이야길 해 볼게요. 제가 요즘 여러 가지 일로 해외를 많이 드나들고, 또 협업 때문에 외국 분들과 이야기 나눌 일이 많은데요. 그러면서 한국이란 나라를 들여다보니 우리나라 성장률이 여러 면에서 지금 굉장히 저하되고 있더라고요. 내수 시장의 파이가 아주 적은데, 인구는 점점 더 줄어드는 상황이고요. 그동안 기름 한 방울 안 나오는 나라에서 오직 성실함, 끈기, 치열함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어 온 게 대한민국이죠. K-컬쳐~ 푸드~ 에듀케이션~ 메디컬~ 등 훌륭하게 성장해 왔고, 이런 대한민국이 훌륭한 국가라는 걸 부정할 순 없어요. 우리가 값싼 노동력으로 열심히 늦게까지 일하면서 당시 선진국의 비싼 노동력을 대체했고, 그 노력으로 어떻게 보면 선진국 대열에 올라온 거잖아요. 그런데, 이제 우리가 그렇게 해 왔던 부분을 우리보다 더 값싼 노동력이 있는 중국이나 기타 나라에서 대체하고 있어요. ‘알리’와 같은 앱으로~저가 공세도 이어지고 있고요. 한 번 두 번 이용하다 보면 그게 일상으로 깊숙이 침투하고, 그래서 우리 시장을 점유할 수 있겠죠. 이런 게 자본주의의 수순인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이제 인구도~ 성장률도 마이너스를 향해 가는 지금. 반등의 여지가 확률적으로 없어 보이는 거예요. 투자자 측면에서 봤을 때 ‘굳이 투자해야 하나?’ 생각이 드는 그런 나라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의 경쟁력,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그럼, 자원도 없고~ 노동력의 경쟁력도 없고~ 내수 시장도 살아나지 못하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 교육으로 일당백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요? 옛날처럼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많아지기보다는 현장을 만들어 내거나, 현장과 현장을 연결하는 식의 파이를 생성해 내고, 또 다른 파이를 끌고 와서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사람이 많아져야 하는 거예요. 그렇다면 그런 사람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생각해 보면 한국 교육이 위기다.라는 생각에 이르는 거죠. 지금까지 한국 교육은 사실상 수능과 내신 위주로 달려왔습니다. “수능 몇 등급 나왔어? 어디 대학 나왔어?” 이거 하나로 사람이 평가되는, 그런 사회적 풍토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죠.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나, S.K.Y’ 대학 나왔어~라고 하면, 굳이 나에 관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나를 입증할 수 있는 형태로, 그동안 우리는 학벌이란 것이 마치 개인의 경쟁력처럼 여겨지는 사회에서 살아왔습니다. 요즘 시대, 경쟁력 있는 사람은? 그런데, 언제부턴가 상황이 좀 달라지고 있어요.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실리적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 같아요. 직원을 뽑을 때도, 학벌을 보는 게 아니라 실무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보게 되는 거죠. 저도 요번에 직원 한 명을 고용했는데, 학벌은 솔직히 전혀 보지 않았고, 실무 능력을 100% 봤습니다. 입사하면 제가 따로 뭔가의 교육을 하지 않아도 빨리 현장에 투입돼 성과를 낼 수 있고, 매출을 늘리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 실제 연봉 대비해서 얼마나 단기간에 생산해 낼 수 있는가, 그런 점을 염두하고 사람을 선택하게 되더라고요. 같은 돈을 주고 투자할 거면 현장에 최적화가 되어 있는 사람, 소통에 능한 사람, 빨리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한 거지, 어디 대학을 나오고 지식이 많고 그런 게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 지식이 많다고 해도 활용의 문제는 또 다른 거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렇고 주변 많은 경영자가 일당백을 하거나 적어도 빨리 배울 수 있는 사람을 훨씬 선호하게 되는 것 같아요. 채용 시장이 이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공채로 직원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수시 모집으로 포지션에 딱 맞는 사람을 뽑아서 실전 투입을 바로 하는 식으로~ 또 블라인드 채용의 형태로 직원 채용을 많이들 합니다. 또,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면 앞으로 많은 외국인과 협업해야겠죠. 기본적으로 영어는 최소한의 툴이 되고, 내가 갖고 있는 콘텐츠나 내용을 충분히 그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엄청나게 중요해지는 거예요. 지식을 많이 알고 그 지식을 끄집어내는 것에 있어서 본인의 아이디어, 비판적 사고, 이런 걸 할 수 있는 것이 되게 중요해지는 겁니다. 한국 교육의 현주소? 그런데 제가 교육계에 있으면서 느끼는 게, 한국 사람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건 너무 빨리 잘하는데, 생각을 말해보라고 하면 다들 꿀 먹은 벙어리가 되더라고요. 우리의 교육 자체가 뭐랄까, 달리는 교육. 오지 선다 중 하나를 찍는, 그런 교육을 해 왔고, 지금까지는 그렇게 배운 교육으로 잘 먹고 잘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웬만한 것은 다 AI가 처리해 주고 많은 콘텐츠를 AI가 만들어 내고 심지어 관리까지 하는 AI 대혁명의 시대잖아요? 지금 우리는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분초 시대에 살고 있는데, 창의력을 찾아볼 수 없는 이전과 같은 하나의 답으로 모이는 교육을 하고, 경제성장은 멈추고, 물가는 치솟고, 월급은 오르지 않고, 삶이 팍팍해지는 이런 시대에 우리 어른들이 누렸던 그 풍요를 과연 앞으로의 세대들도 누리게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비관적이란 거죠. 여전히 수능 등급으로 줄을 세우는 환경에서 우리는 굉장히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식으로 가다간 로또처럼 한 명씩 나오던 박지성~ 손흥민~ 김연아 같은 인재마저도 단절될 수 있겠구나! 위기감이 드는 거죠.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교육은? 그럼, 이 시대에는 어떤 사람이 경쟁력이 있을 것인가. 일머리 좋고, 어떤 하나의 아이템을 비틀어서 볼 수도 있는 사람. ‘게임 체인저’에 가까운 사람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건 바로 교육에 해답이 있을 겁니다. 미래 우리나라를 살리고, 아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 있는, 게임 체인저를 키우는 그런 교육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현재의 공교육이 변하지 않는다면 굉장히 위기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기에 제 나름대로 조금이라도 변화의 무브먼트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령, 사교육비를 줄여 아이들 창의력 키울 수 있는 곳으로 투자하실 수 있도록, 무료 콘텐츠를 만들어 드리고 하는 등의 노력을 계속하려는 거예요. 앞으로의 교육 방향과 대안에 대한 걱정도 함께 하면서 실천하고, 또 동조하는 분들과 토론도 하면서 이런 목소리를 계속 담도록 노력해 보려고요. 작은 목소리가 모여서 우리 아이들이 지금과 다른 교육, 미래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쑥쑥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혼공 훗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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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같이BOOK] _ '비룡소 클래식'국어와 독서를 지도하는 강사인 아빠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를 직접 가르치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아이가 원하지 않는 것도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키우고자 여러 가지 시도를 꾸준히 해 왔는데 아이에게 스마트폰이 생긴 뒤로는 그것도 녹록지 않게 되었다. 다만 아이가 글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는 것은 시간이 날 때마다 내가 직접 소리 내어 책을 읽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 시간이 점점 줄어들어 중학생이 된 뒤로는 등교하기 전 아이가 식사할 때 곁에서 읽어 주는 게 전부가 되었다. 아침 등교 전쟁을 치르는 동안 주어진 15분 남짓한 짧은 시간, 그것도 낭독이므로 한 권의 책을 읽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함께 책을 읽을 시간이 줄어들면서 읽을 책을 선정하는 일도 점점 중요해졌는데, 나는 몇 년 전에 ≪비룡소 클래식≫ 시리즈를 아이와 함께 읽기로 선택을 했다. 이 시리즈 중에서 가장 먼저 읽은 책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이다. 소년 짐 호킨스가 우연히 손에 넣은 보물섬의 지도를 가지고 매력적인 악당 키다리 존 실버 등과 함께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이 이야기를 아직도 우리 집 아이는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 중 하나로 꼽는다. 세상에 나온 지 100년도 더 된 19세기 유럽의 한 작가가 쓴 이야기가 21세기의 대한민국의 한 아이에게 재미있게 기억된 이유는 무엇일까. 흥미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펼쳐지는 탄탄한 짜임새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에 담겨 전해지는 인간 본연의 보편적 정서가 깊은 공감을 자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힘은 <보물섬>에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비룡소 클래식≫ 시리즈의 고전 문학 작품들은 그야말로 검증된 작품으로 강한 생명력을 지닌 이야기들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이야기들과의 경쟁에서 오랜 시간 풍상을 이기고 살아남은 다양한 고전 문학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비룡소 클래식≫ 시리즈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다. <보물섬>에서 시작하여 <키다리 아저씨>, <해저 2만 리>, <오즈의 마법사> 등 이름이 익숙한 작품들을 처음 혹은 다시 읽어 보면 이 작품들이 왜 유명한지, 오래 사랑을 받는지, 고전 문학을 왜 읽어야 하는지 등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순간의 재미를 넘어 인생을 바꿀 감동을 선사하는 고전 문학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경로가 ≪비룡소 클래식≫ 시리즈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독 이 시리즈를 추천하는 것은 작품을 정성껏 번역해 완역본으로 출판하기 때문이다. 또한 원작의 가치를 최대한 담아내면서도 부드럽고 쉬운 문체로 번역해 가독성이 뛰어나 술술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주된 독자층인 어린이와 청소년뿐만 아니라 고전 문학은 접근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가진 어른들이 읽기에도 적당하다. 게다가 예쁜 디자인의 양장본 도서라 소장하는 즐거움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메리 셰리가 쓴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나오는 ‘프랑켄슈타인’이 괴물 이름이 아니라 괴물을 만든 박사라는 것을 알고 놀라는 아이들을 많이 보았다. 그뿐이랴. 요즘 고등학생들과 국어 수업을 하다 보면 <흥부전>, <심청전>, <춘향전> 등 우리 고전도 줄거리를 아예 모르는 친구들이 전보다 무척이나 많아졌다. 이런 변화를 두고 요즘 아이들이 과거보다 무지해졌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X세대라고 불리기도 한 우리 부모들 또한 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모습을 비판받으며 여기까지 오지 않았는가. 이러한 변화는 늘 반복되는 것이므로 우리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나와는 다른, 요즘 시대에 맞는 색채의 교양 지식들이 자리 잡고 있으리라 믿고 있다. 그러나 히스페뇰라 호를 타고 보물을 찾아 떠나는 짐 호킨스의 모험이, 꿀벌 마야의 아름다운 성장기가, 피터 팬과 후크 선장이 멋지게 대결하는 네버랜드가, 넬로와 파트라슈의 감동적인 우정이 이 세상에서 잊히는 것이, 어릴 때 뛰놀던 골목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처럼 아쉬울 따름이다. 그들을 잊지 않고 아이들에게 소개하는 어른들이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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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책을! 서울 야외 도서관 개장서울시는 18일부터 ‘2024년 서울야외도서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올해 개최장소는 서울광장(책읽는 서울광장), 광화문광장(광화문 책마당), 청계천(책읽는 맑은냇가)이며 11월 10일까지 휴장 없이 운영된다. ‘책읽는 서울광장’은 목~일 주 4회, ‘광화문 책마당’은 금~일 주 3회, ‘책읽는 맑은 냇가’는 4~6월과 9~10월, 금~토 주 2회 개장한다. 각 공간은 도시의 거실, 도심 속 휴양지, 도심 속 힐링공간을 콘셉트로 특색 있게 운영된다. 특히 올해 가장 큰 변화는 한여름에도 시민들에게 끊김 없는 독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휴장이 아닌 운영시간을 야간(16시~21시)으로 조정해 ‘밤의 야외도서관’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또 기존의 독서 공간 제공을 넘어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플랫폼’으로 한층 업그레이드해서 운영한다. 공간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문화·체험프로그램을 도입해 야외도서관의 품격과 재미를 한층 높였다. 운영 3년차를 맞은 ‘책읽는 서울광장’은 공간을 전면 재구성한다. 1인은 물론 가족이 함께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2∼3인용 ‘가족 빈백(푹신한 의자)’을 비치하고 광장 한편에 있던 ‘창의놀이터’는 중앙으로 옮겨 엄마아빠가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보면서 안심하고 독서할 수 있도록 했다. ‘광화문 책마당’과 ‘책읽는 맑은 냇가’는 펀(fun) 디자인을 적용한 매력적인 디자인의 의자‧조명 등의 시설물이 공간을 변신시킨다. ‘광화문 책마당’에는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2관왕을 수상한 솝(SOAP) 디자인스튜디오와 정성모 디자이너의 물방울 모양 ‘소울 드랍스(Soul Drops)’ 벤치가 놓인다. ‘책 읽는 맑은 냇가’는 모전교~광통교 구간에 송봉규 디자이너의 ‘폼앤폼(Form&Foam)’ 벤치와 구름 빛 조명, LG화학 후원으로 제작된 하지훈 작가의 서울색 소반으로 독서 공간을 꾸민다. 이외에도 3곳의 서울야외도서관에 영풍문고와 협력해 책바구니 ‘책 봐, 구니’를 비치해 앉은 곳 어디서나 손을 뻗어 책을 집을 수 있도록 하고 독서를 일상처럼 누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한편, 서울시는 개장 첫 주를 맞아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책읽는 서울광장에서는 20일 오후 2시 가족뮤지컬 ‘디디팔레트’ 공연을 볼 수 있다. 또 19일~21일에는 충청남도 홍성군의 관광정보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행도서관: 홍성군’과 홍성군의 신선한 농수특산물과 발효식품(장류), 김 등을 만나볼 수 있는 ‘동행마켓’이 열린다. 같은 날 광화문 책마당에서도 전라북도 장수군이 참여하는 ‘동행마켓’이 펼쳐져 구운소금, 흑홍삼 등 신선한 농수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책 읽는 서울광장에서는 ‘메타버스 서울’의 가상현실(VR) 앱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고, 광화문 책마당에서는 서울시립과학관이 과학과 놀이가 함께하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서울의 과학기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1일에는 ‘서울야외도서관 시즌2’ 개장과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4월 23일)’을 기념하는 개장 특별행사가 책읽는 서울광장(오후 2시)과 광화문 책마당(오후 2시 30분)에서 각각 진행된다. 서울야외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누구나 참여가능하며 상세 내용은 서울야외도서관 누리집과 인스타그램(@seouloutdoorlibrary.s /@seouloutdoorlibrary.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야외도서관은 실내에 한정됐던 도서관을 야외로 확장해 도심 속에서 쉼과 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모델”이라며 “시민들에게 독서 공간을 제공함은 물론 다양한 문화공연, 정책 체험, 지역 상생 등이 어우러진 서울을 대표하는 매력적인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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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같이BOOK] _ 그림책 '앵무새 해럴드'본 그림책 「앵무새 해럴드」은 김현좌 옮김, 봄봄 출판사에서 펴냈고요. 코트니 딕마스(Courtney Dicmas)의 작품이에요. 작가는 모든 사람이 특별한 초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었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초능력을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수학 선생님의 양털 스웨터에서 고래, 상어, 문어 그리고 달 먼지 등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고 해요. 그것을 보자, 자신의 미래를 꿈꿨다고 하네요. 선생님의 양털 스웨터는 새로운 발견의 대상이자, 자기 존재 이유를 찾는 소중한 공간이 되었지요. 그래서일까요? 작가는 어릴 적부터 그림책 작가가 아니었을까요? 여러분은 어떠한 초능력을 갖고 있나요? 그림책 주인공 앵무새 해럴드 또한 존재 이유를 찾아 떠나요. 그는 아주 똑똑해요. “띠리리링! 띠리리링!”, “보글보글, 보글보글.”, 고오오오올!” 등 어떤 소리든지 한 번 들으면 똑같이 흉내 낼 수 있어요. 어느 날, 해럴드는 달빛에 비친 프랑스 파리의 창밖 세상을 바라보며 결심했어요. 자신만의 소리를 찾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갔죠. 익숙한 공간을 떠나 새로운 세상으로 나간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해요. 이러한 용기는 익숙한 현재 상황을 벗어나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모험이라고 볼 수 있어요. 여러분도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용기가 있나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 낸 앵무새 해럴드, 그에게 펼쳐진 세상의 지혜는 다음과 같아요. 하나, 세상에 있는 모든 것에게 자기만의 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둘, 나와 다른 다양한 소리를 직면할 때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셋, 용기를 내어 자기만의 소리를 낼 때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가장 나다운 목소리로 그림책에 나오는 여러 소리를 흉내 내어 보아요. 가장 나답게요. 부끄러워하는 자녀나 학생들이 있다면, 엄마가 먼저, 교사가 먼저, 아빠가 먼저 소리 내어 보아요. ‘따라쟁이’가 될 거예요. 사실, 소리를 낸다는 것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어려워하지요.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물건과 동물 그리고 식물의 교류를 통해 ‘되기(Becoming)’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는 그의 저서 『의미의 논리(1969)』(Logic of Sense)에서 시간과 관련된 개념을 자세히 다루면서 '되기'를 중요한 철학적 개념으로 발전시켰어요. '되기'는 고정된 정체성이나 본질 대신 지속적인 변화와 차이의 과정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두지요. 그림책이 그러해요. 그림책은 언어적 요소와 시각적 이미지를 결합하여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해요. 그림책은 종종 아이들로 하여금 이야기 속 캐릭터와 동일시하게 만들거나 그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도록 유도하지요.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하여 그들 스스로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확장하는 기회를 제공해요. 이처럼 그림책 「앵무새 해럴드」도 그러해요. 앵무새 해럴드는 소리를 통해 자신 안에 갇혔던 정체성을 재구성해요. 세상과 함께하는 경험은 정서적 불안과 두려움을 작게 만들고 자존감과 용기로 승화할 수 있었어요. 여러분들은 태어나서 처음 들어 본 소리를 기억하나요? 2022년 지상선 박사 논문에서 청소년에게 물었더니, ‘교통사고 소리, 오랑우탄 콩콩콩 소리, 고라니 울음소리, 화물기차 소리, 꽥꽥 울음소리, 변성기 남자 목소리’ 등으로 나타났어요. 보통은 태어나서 듣는 소리인 ‘우리 아가 고맙다, 내 곁에 와주어 고맙다.’ 등일 것 같은데 말이죠. 자신들이 사는 세상은 이미 불안전한 세상이며 위험으로부터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어요. 아이들은요, 때때로 집 안의 소리를 이야기해 주지요. ‘아휴, 내가 못 살아, 힘들어 죽겠네, 안 돼!’ 등 엄마, 아빠의 나쁜 말은 잘 기억하거든요. 이렇듯 소리의 힘은 대단해요. 그렇다면 안전한 소리로 가득한 세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앵무새 해럴드의 용기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어떤 용기가 필요할까요? 단순한 궁금증을 넘어 존재의 의미를 찾아 떠날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왔을까요? 여러분도 저도, 해럴드처럼 가장 나다운 목소리를 찾아서 여행을 떠나볼까요? 롸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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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인공지능 수업 관찰 토크 'AI 세대' 제작, 배포경기도교육청은 디지털 시민 교육 공감대 확산을 위한 초등학교 인공지능 수업 관찰 다큐 ‘AI 세대’를 제작해 배포한다고 밝혔다. ‘AI 세대’는 초등학교 교사 4명의 인공지능 융합 및 윤리교육 실천 수업 관찰 토크 영상이다. 유튜브‘채널 GO3’에서 볼 수 있다. 영상은 국어, 도덕, 미술, 실과 교과 인공지능 수업 사례다. 인공지능 기초 이해 및 활용, 인공지능 문제해결력, 데이터 문해력, 인공지능 윤리 의식 역량을 함양하는 각 사례별 6차시 수업 장면을 담았다. 주요 내용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인공지능 로봇 만들기(심상초), 인공지능과 함께 만드는 우리 반 영화제(안산석수초), 인공지능을 활용한 예술 누가 그린 것일까?(고촌초), 내가 꿈꾸는 인공지능 미래 세상을 디자인하다!(청계초)'이다. 삼상초등학교의 인공지능 윤리 수업은 일상생활에서 사회적 약자의 불편함을 공감해보고, 공공장소에서 사람을 돕는 로봇을 코딩해보며 사회 공공선을 위해 인공지능 활용 방안을 생각하는 도덕 수업이다. 또, 고촌초등학교 수업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미술 작품을 만들고, 모둠별 토론을 통해 인공지능으로 창작한 예술 작품의 가치와 인간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수업이다. 청계초등학교 융합 수업은 인공지능 기술로 얼굴을 인식해 나이, 감정, 성별 등을 분석하는 프로그래밍을 하고, 자신이 희망하는 진로 분야에 인공지능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상상하는 진로 수업이며, 안산석수초등학교 수업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영화 대본, 포스터를 만들고 모둠별 영화를 제작하는 프로젝트 수업이다. 교사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제작한 대본을 학생이 다시 검증해보는 과정을 강조하며 인공지능의 올바른 활용과 태도를 가르치는 것에 주목했다. 수업 관찰 토크를 진행한 임서은 둔전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인공지능이 예술 작품 및 영화 대본 생성 등 창작 분야에 활용되는 경험을 하며 인공지능 산출물에 대해 비판적 사고와 올바른 태도를 갖추는 수업”이라며 “자신의 진로에 어떻게 인공지능을 융합할 것인지 상상하는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미진 경기도교육청 미래교육담당관은 “디지털 시민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현장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인공지능 윤리 교육이 초등학교 수업에 적용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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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같이BOOK] _ '아기 돼지 삼 형제가 경제를 알았다면'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수행평가를 등한시하는 친구들을 왕왕 보게 된다. 그럴 때면 ‘지필고사 점수나 수행평가 점수나 다 같은 점수’, ‘지필고사 한 문제를 더 맞기 위해 우리가 기울이는 많은 노력’ 등을 역설하며 수행평가를 소홀히 하는 것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일인지를 목에 핏대를 세우고 학생들에게 이야기하곤 한다. 그런데 막상 나는 어떠한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열심히 돈 버는 일에만 집중할 뿐 주식, 부동산, 채권 같은 단어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오지 않았던가. 내가 지적하던 비합리적인 학생들의 모습이나 나 자신이나 전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투자를 모르는 사람이 수행평가를 하지 않는 학생과 같다면 경제를 모르는 사람은 룰을 모르고 게임에 참여하는 게이머와도 같다. 당신이 타짜들이 득실대는 게임에 룰도 모르는 상태로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당장 그 자리를 떠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에서 우리는 그럴 수가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 속한 이상 그 자본이 중심이 된 경제라는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숙명이라면 더 늦기 전에 수행평가도 열심히 하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룰을 익혀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미리미리 룰을 익히게 하는 것도 필수적인 의무일 것이다. <아기 돼지 삼 형제가 경제를 알았다면>은 11년 이상 경제 기자 생활을 한 필자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경제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물이다. 특히 이 책의 필자가 책을 쓸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우리 아이들이 경제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 하는데 그 결과물의 뼈대와 내용은 모두 훌륭하다. ‘파리스의 황금 사과’에서 자원의 희소성을 만나고, ‘알리바바와 40명의 도둑’에서 금융의 개념을 배우는 등 친숙한 동서양의 고전을 통해 딱딱한 경제 개념과 원리를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배울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교실 밖에서 경제를 만나기에 제격이다. 우리 아이들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에 등장하는 농부 부부가 왜 어리석은 사람인지, 그들이 저축과 투자의 개념을 알았다면 얼마나 큰 부자가 될 수 있었을지 생각하며 이 책을 읽는다면 앞서 언급한 ‘자본주의 사회의 룰’의 기초를 충분히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책에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친숙한 이야기와 경제 개념을 함께 전달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지만, 균형이 살짝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야기에 재미를 느끼는 어린이들에게는 경제 개념이 살짝 어렵고, 경제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청소년에겐 이야기가 너무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저자도 이를 충분히 인지했으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와 경제 개념의 결합이라는 구성은 딱딱하고 지루하게 여겨지는 경제를 아이들에게 소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이러한 불균형을 저자가 해결할 수 없었다면 우리 독자들 혹은 부모들이 해결해 보자.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은 후 그 안에 담긴 경제 개념들을 잘 풀어서 설명해 주고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는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 보자. 우리가 노력한다면 이 책의 단점은 사라지고 장점만 더욱 빛이 날 것이다. ‘심청전’에서 정부와 복지의 개념을 만나며 우리 아이들이 교과 과목으로서의 경제가 아니라 삶으로서의 경제를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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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같이BOOK] _그림책 '너, 그거 알아?'그림책 「너, 그거 알아?」는 미리암 코르데즈가 쓰고, 윤상아가 옮겼어요. 2020년에 계수나무 출판사에서 발행했는데요, 판형이 아주 크답니다. 독일 그림책을 번역한 것이고, 출판사 대표가 많은 신경을 써서 출판했어요. ‘너, 그거 알아?’라는 제목은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데요, 왠지 "응, 알아"라고 대답하고 싶어질 거예요. 푸른 하늘이 표지를 길게 채운 배경 위에, 덩치와 키가 자기보다 아홉 배나 큰 '바닷가곰'을 바라보는 하얀 새 한 마리가 있어요. 둘 사이에는 매우 애틋한 느낌이 전해져요. 보는 이로 하여금 그들 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궁금하게 만들지요. '바닷가곰'은 파도가 들려주는 철썩거리는 이야기와 온몸을 간지럽히는 햇살을 사랑해요. 하지만 친구를 그리워하지요. 마음이 마음을 부른다는 말처럼 "자기실현의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실현되죠. 바닷가곰은 반짝이는 돌과 달그락거리는 조개를 찾다가 날개가 다친 하얀 새를 발견해요. 조심스럽고 포근하게 안고 집으로 데려가 돌보지요. 둘은 친구가 되었어요. 같은 것을 바라보며 같은 행동을 했어요. 하지만 곧 서로가 다름을 알아차리게 되죠. 여름 새와 겨울 곰이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요… 파란 바다 그림에서 하늘빛이 점점 더 짙어져요. 꿈속에서 이들은 서로 다른 여행을 하며 깨고 싶지 않을 만큼 행복했어요. 그들은 현실에서도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죠. '법칙의 매력(Law of Attraction)'에 따르면, 긍정적이거나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우주가 그 상황이나 결과를 신비롭게 끌어당긴다고 해요. 이러한 끌어당김은 대상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내면의 나와도 마찬가지예요. 바닷가곰처럼 큰 '나'와 하얀 새처럼 작은 '나' 모두 내 안에 존재해요. 작지만 클 수도 있죠. 서로 다르지만 하나인 존재로 서로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살아갈 때, 행복을 불러온다고 하지요. 「너, 그거 알아?」 그림책은 따뜻해요. 언어도 간결해요. 아이들에게 우정의 소중함과 다름의 차이를 생각하게 하고, 성인에게는 존재의 확인 또는 긍정의 ‘나’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을 거예요. 마음이 마음을 부를 때, 이렇게 서로 묻고 대답해 보세요. "마음아, 너 그거 알아?" "그렇지만 너, 그거 알아?" "왜?" "그건 바로…." "그렇구나." 누가 알아요, 행복한 이야기를 만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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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같이 BOOK] _ '닭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고기오'시대적 분위기에 의해 학창 시절 내내 일기를 썼었는데, 당시 쓴 일기의 꽤 많은 분량이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채워졌었다. 성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모범생의 범주에 들어가기엔 너무 답답했고 날라리 학생들 사이에 끼기에는 생각이 바른 축에 들었기에 여기서는 저기를, 저기서는 여기를 동경하며 어정쩡한 태도로 방황과 혼란 속에서 ‘나’를 찾았던 것 같다. 대학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는데 공동체를 생각하는 의식 있는 청년이나 나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사는 소시민적 청년, 혹은 젊음을 즐기는 유유자적하는 청년 등 어느 한쪽에도 속하지 못했다. 정치 색깔도 진보와 보수의 어디쯤에 비겁하게 걸쳐 있었고, 라이프 스타일도, 인생관도 뭐 하나 뚜렷한 것이 없었다. 그야말로 회색지대의 ‘경계인’. 어느 날인가는 친한 친구에게 ‘양시론이야말로 최악’이라는 비난을 듣고 괴로워하기도 했지만 정체성이 불분명한 경계인으로서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고 지천명이 가까운 지금까지도 천명을 알기는커녕 회색지대에 더 깊게 자리 잡아 버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런 자신을 혼란스럽게 바라보지는 않는다는 정도. 세상에 이 같은 사람이 상당수 존재하고, 이 역시도 하나의 삶의 포즈로 규정할 수 있으며 혹은 규정되지 않음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정체성 찾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구렁이 족보>로 이름을 알린 임고을 작가의 두 번째 이야기 <닭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고기오>에는 나(혹은 우리)와 같은 또 하나의 경계인인 ‘고기오’가 있다. 고기오는 일찌감치 부모를 잃고 머리까지 다쳐서 자기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정체 미상의 생명체이다. 하이데거의 말마따나 ‘세계에 던져진 존재’ 그 자체인 고기오는 자신이 누구인지 답을 찾기 위해 세계의 이곳저곳을 떠돌며 타조, 펭귄, 두더지 등 여러 집단 속에 들어가 생활하지만, 어느 집단에도 속하지 못하다 자신과 가장 비슷한 외양을 가진 닭의 무리를 만나게 된다. 자신이 닭이라고 주장하는 고기오와 고기오를 닭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기오는 보통의 닭보다 그 크기가 훨씬 크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닭들의 갈등 속에서 고기오는 자신이 닭임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재미있는 것은, 고기오가 스스로 닭임을 증명하려 노력하면 할수록 닭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 또한 커진다는 것인데 이는 결정적으로 고기오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감추고 닭이 되려는 고기오가 닭으로 억지로 인정받을 뻔한 순간, 고기오는 위기에 처한 다른 닭을 구하기 위해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 오르며 스스로 닭이 되길 포기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일을 계기로 닭들은 고기오가 닭 무리의 일원임을 진정으로 받아들인다. 이 이야기는 스스로 닭이기를 포기하고 날아오르며 자신을 드러낸 고기오가 닭이 아닌 ‘고기오’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우리는 외모나 성별, 인종 등 개체의 정체성을 집단으로 규정짓는 것이 ‘내가 누구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존재의 정체성은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느냐’ 혹은 ‘무엇을 하느냐’로 규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가 아이들에게 종종 던지는 ‘커서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할 때 행복할까’ 등으로 대체되거나 후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후에 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존보다 앞서는 본질은 존재하지 않는 법이기에 실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결국 ‘나다움’이라는 정체성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나답다’라는 말이 ‘아름답다’는 말의 어원임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의 표지를 다시 보자. 이 책의 표지 일러스트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고기오가 아니다. 날 수 있는 고기오를 닭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닭들의 모습, 닭들이 날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책 전면에 담겨 있다. 이는 이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이 나와 다른 존재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의 의미에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신들과 달리 날 수 있는 고기오를 닭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들 스스로 날기 위해 노력하는 닭들의 모습을 통해서 ‘다름’이라는 것은 또 다른 ‘나의 가능성’이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나와 다른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집단이라는 틀에 갇혀 있는 정체된 정체성이 아닌 가능성을 품은 열린 정체성을 가진 존재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나 자신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모호한 경계인에서 가능성을 품은 존재로 볼 수 있게 해준 책 <닭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고기오>를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기를 권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