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쓰고 누구한테 가장 먼저 보여주셨어요?
당연히 우리 딸이죠~ 책 나오고 나서 제일 먼저 선물해 줬어요. 딸이 잘 썼다고 칭찬해 줘서 힘이 났어요!
따님 어렸을 때 그림책 잘 읽어주는 엄마였나요?
어휴~ 그럴 시간이 없었죠. 옆에 많이 있어주질 못해서 항상 미안하더라고요. 알아서 잘 자라줘서 너무 감사한 부분입니다.
작가님은 많은 아이들의 엄마이기도 하지요. [해밀학교] 이사장님으로 계시잖아요?
해밀학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예요. 2013년 개교했죠. 처음에는 몇 명의 아이들이라도 내가 위로해 주고 옆에서 성장기에 정체성이라든지, 사춘기 방황을 좀 짧게 끝낼 수 있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해밀학교] 뜻이 참 좋더라고요?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이라는 뜻이 있어요. 해밀학교 학생들이 비 오는 어려운 시간을 견뎌내고 맑은 날을 맞이할 때까지 학교가 아이들에게 친정 같은 든든한 존재가 되었음 하는 바람이 있죠. 현재 다문화 아이들 60%, 비 다문화 아이들 40%가 함께 어울려서 공부하고 있어요.
학교 운영이 처음이었을 텐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다 힘들었죠~ 돈 들어가는 일인데요~ 지금 해밀학교는 기숙사비를 포함해 모두 무료예요. 많은 분의 후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그림책도 수익금은 해밀학교 후원에 사용될 예정이고요. 아이들이 이렇게 후원해 주시는 많은 분의 사랑을 먹고 잘 성장해 주면 좋겠어요.
벌써 10년이 지났더라고요. 올해가 11년 차... 첫 해 입학생 기억 나세요?
그럼요~ 우리 시작은 여섯 명이었어요. 다섯 명이 졸업했는데, 애들 졸업할 때 울고불고 그랬죠. 새로운 학교 지어서 옮길 때는 행복했고~ 나라에서 인증받았을 때도 행복했고, 아이들이 졸업해서 자기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갔을 때도 행복했어요.
{인순이 그림책 [안녕, 해나!]에서 별님은 주인공 해나가 정체성을 찾게 돕는 조력자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에게 해밀학교가 [안녕, 해나!]에 나오는 ’별님‘과 같은 존재일 수 있겠어요.
아이들이 이 학교에서 힐링이 되고, 추억을 쌓고, 그것으로 사춘기를 즐겁게 보냈으면 해요. 학교가 [안녕, 해나!]의 ’별님‘같은 역할을 해서 아이들이 자신을 찾고 자존감도 높게 자랐으면 합니다.
아! 우린 무한 돌봄 서비스예요. 고등학교 가서 혹시 힘들어하는 아이가 있으면 그 학교를 찾아가서 교장선생님도 뵙고, 반에 들어가서 노래도 불러주고, “우리 아이다.” 말해주고요. 아이들이 학교가 든든하게 옆에 있다 생각했으면 좋겠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힘이 된다면 좋겠어요.
아이들에게 정말 진심이란 생각이 들어요. 학교에 한 번씩 가면 아이들이랑 어떤 얘기 나누세요?
저는 그냥 보고 웃고, 아이들 안아주고 그래요. 내가 열심히 잘하면 아이도 잘 따라서 오겠지? 그런 생각 하면서요. 남들과 다른 건 틀린 게 아니잖아요? 또, 다르다는 건 오히려 유니크할 수 있고요. 아이들이 자신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우주에 나처럼 생기고 나 같은 성격의 사람은 딱 한 사람밖에 없다는 것. 그 특별함을 아는 것이 바로 자존감인데, 아이들이 어디에서 살든 행복하고 자존감 지키며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들이 사회 나와서도 분명히 잘할 거라고 저는 믿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