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에 사는 하진이 엄마는 7일, 학교로부터 한 안내장을 받았다. 2학기 현장체험 학습을 전면 취소한다는 내용이었다.
안내장을 내밀던 아들의 표정을 흘깃 보았다. 개학 전부터 2학기에 놀이동산으로 체험학습을 간다며 들떠있던 아들 이었다.
하진이는 “정말 체험 학습을 갈 수 없는 거냐”며 시무룩했다.
법제처는 지난해 10월 현장체험학습이 ‘어린이 통학버스’ 이용 대상에 해당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어린이 통학버스’는 어린이 탑승 안내를 표시하고, 버스 전체를 황색으로 도색, 어린이 체형에 맞는 안전띠, 개방 가능한 창문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자 경찰은 13세 미만 어린이가 현장체험학습·수학여행을 할 때 노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7월, 교육부에 보냈다.
학교는 그동안 통상 현장체험학습에 관광용 전세버스를 이용해왔다. 그런데, 이것이 ‘불법’이 되면서 학교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조건에 맞는 버스를 구하려 해도 시즌이라 수요에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학부모 커뮤니티에선 이 문제가 단연 화두로 떠올랐다.
이른바 ‘노란버스’가 논란이 되자, 경찰은 단속을 유예하기로 했고, 일선 교육청에서는 사고 발생시 교육청이 책임 지겠다며 다시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하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 2학기 체험학습을 전면 취소하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버스대신 기차로 체험학습을 가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전세버스 업계의 소송이 예고되면서 교육부는 8일
경찰청, 전세버스연합회, 손해보험사가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노란버스’논란에 대한 상황을 공유하고 안전한 체험학습을 위한 방안을 논의 한다고 밝혔다.
하진이 엄마는 또래 초등생을 둔 엄마들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게 되었다.
이거 봤어?
우리 애 학교도 전면 취소 ㅠㅠ
애들이 너무 아쉬워해.
코로나로 못 가다 이제 친구들과 같이 현.체 간다고
좋아했는데... 내가 다 속상하고 아쉬워.
헐, 2학기 체험학습 다 안간다는 거야?
울 애 학교는 아직 안내장 안왔어. 왜? 관광버스 못 탄대?
관광버스 타는 게 불법이라잖아~
불법이 아닌 노란 버스는 수요가 모자른대.
내가 듣기로,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현장학습으로
계약된 관광 버스는 5만 대 인데, 대형 노란 버스는
2천 4백대 밖에 없다네?
아니, 상황이 그런데
‘관광버스는 불법이다’ 하면 어쩌라는 거야? !!!!!!!!!
워~ 진정해, 내가 그런 거 아니다~^^
ㅎㅎ
근데, 불법이면... 관광버스 타고 체험학습 가면 벌금이라도 낸대?
벌금 내야 하나 보던데? 과태료 30만원이래.
과태료 보다 만약 안전사고라도 나면 누구 책임인지
그런 게 문제되나봐. 어쨌든 학교 입장에서는
노란버스가 부족하니 학부모들에게 이해해 달라고
알림장을 보낸거겠지...
노노~ 난 이해 못해. 애들이 현장체험 얼마나 좋아하는데,
왜 그동안 괜찮던 거에 태클을 거냐고~ 그냥 관광버스로 가면 안되나?
사고 나면 교육청에서 책임진다고
그냥 관광버스로 체험학습 가라고 하는 지역도 있다던데?
에이, 그랬다가 사고나면, 정말 다 책임 질까?
이런상황이면 내가 선생님이라도 체험학습 가는 거 부담스럽지~
에휴... 갑자기 왜 이 난린지.
법제처에서 작년에 얘기 나온 거래, 그럼
원래 있던 법인데 해석을 달리해서 이 사달이 난 건가?
근데, 법제처에서 작년에 나온 얘기를 경찰은 왜 7월에 공문을 보내고,
교육부는 그동안 뭘 한걸까?
글쎄... 우리 태권도장도 학원차량을 운행 하잖아. 몇 년에 거쳐 수정 해 왔거든.
썬팅 짙게 하지 마라~ 뒷자석에 아이 자는지 확인하는 벨 달아라~
뭐 애들안전 생각해서 그러는 건데, 계속 바뀌니까 힘들어~ 아무튼.
학교 체험학습 담당할 노란버스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바꾸어 가야 할 문제일텐데...
뭔가, 진행 과정이 좀 아쉽네...
보통 버스 계약을 미리 하지 않나? 학교들 입장에선 취소하는 것도 쉬운일 아닐텐데...
관광버스 관계자들도 손해가 클 거고...
현장체험 관련 업체들도 얼마나 당황스럽겠어. 한 두건이 아닐텐데...
그래서 전세버스협회에서 소송하니 그런 말도 나오는 것 같더라고
내가 듣기로 기준에 맞게 관광버스 개조하려면 600만 원인가 든다던데?
일 년에 몇 번 없는 현장학습 간다고 관광버스를 노란색으로 칠하겠냐고~~
ㅎ, 이러다 어르신들 단풍놀이도 노란버스 타고 가시겠는데? --
어린이통학버스로 신고하면 그것만 해야 한 대.
관광버스 못하고... 버스 관계자분들이 그렇게 하려고 하겠어?
그냥 학교마다 노란버스 한 대씩 두면 안되나?
갑자기 예산 없을텐데... 무리겠지...?
나중에 또 예산 낭비니 그런 말 나올걸?
1년 365일 체험을 가는 것도 아니고. 버스 놀고 있는 날도 많을 텐데...
지역 교육청별로 버스를 사서 학교가 필요할 때 신청하는 방향으로 하면 좋을텐데...
아 몰라 몰라, 모르겠고~ 난 그냥 기존대로 체험학습 갔으면 좋겠어.
안전벨트만 잘 메면 되지~
난 반대. 사고나면 보험적용 문제도 있다고 하고, 선생님들도 부담스러워 하는 상황이라면
난 그냥 안보내고 싶어.
음... 애들 안전 소중한 거 알고 법이 제대로 되어 가는
과정인거고, 우왕좌왕 과도기인 거 같긴 해.
이래나 저래나 애들만 피해자야. ㅠㅠ
잔뜩 기대하고 있었을텐데, 얼마나 아쉽겠어.
우리 애도 왜 못가냐고 계속 물어봐 --
애들 실망감은 누가 보상 해 주냐고!
에휴, 관계 기관들 회의 한다니, 뭐라고 할지 지켜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