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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맘터뷰 - 내 아이, IB 학교에 보낼까? ②

기사입력 2024.03.2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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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교육을 위해 이주한 엄마들의 새학기 모임 (사진 : 이혜선 /네이버 카페 IB미래교육 운영자)

     

    내 아이의 IB 교육을 위해 제주 표선으로 이주해 온 학부모들은 새 학기에 모임을 갖고, IB 교육에 관한 궁금증을 나누거나, 새로 온 가정의 정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맘터뷰 한 학부모들은 대부분 유치원~초등 저학년 자녀를 두고 있었으며, 중학생 자녀가 포함된 가정이 세 집 있었다. 표선에서의 생활은 적게는 2개월, 평균 8~9개월 차였으며 2년 이상이 한 가정이었다. 실제 아이들을 IB 학교에 보내보니 생각했던 것과 차이가 있는지 물어봤다.

     

    Q. 실제 IB 교육을 경험해 보니 어떤가요?

    -(이주 2개월 차) 아직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의 주도성을 이끌어 주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아이의 사소한 의견도 잘 들어주는 것 같아요.

    -(이주 7개월 차) 협력을 중시하는 것이 일반 공교육과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친구가 경쟁자가 아니고 동료로 생각하는 부분이요.

    -(9개월 차) 아이와 수학 문제로 신경전 벌이지 않아도 되어 좋아요. 대입에 대한 압박감이 없다는 점도 좋고요. / 독서의 비중이 생각보다는 적은 것 같습니다.

    -(2년 차) 아이가 말을 잘 못해도, 들을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점. 그래서 자신 없는 아이도 의견을 점점 말하게 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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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 교육_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아이들 (사진: 이혜선/ 네이버카페 IB미래교육 운영자)



    Q. 아이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엄마, 내가 아이를 낳으면 엄마처럼 이 학교에 보낼래”라고 했어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육지에 있을 때는 아침에 학교 가기가 싫었는데 지금은 적어도 그렇지 않아. 우리가 직접 계획을 짜니까 재밌어”라고 말해요.

    -“학교 가는 게 즐거워요. 수업이 재밌어요!”라고 말할 때 이주하길 잘했구나 생각합니다.

      (예전 학교를 아직 그리워한다는 아이도 1명 있었습니다.)

     

    대부분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아이들의 이런 반응을 볼 때마다 주말부부를 감당해서라도 제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세 가정을 제외한 모두가 주말부부로 생활하고 있었다.)

     

    ‘독박 육아’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주말부부, 독박 육아... 너무 좋은데요? 하하.

    -이전에도 남편 출장이 잦아 독박 육아를 했었기에 부담은 없었어요.

    -학교 방과후 수업도 다양하고, 지원도 많아서 아이들 생활에 도움이 돼요. (그런데, 방과후 수업 경쟁률은 꽤 높아요!)

    -아이들이 고학년이라 육아에 대한 부담은 없고,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육지로 건너갈 수단이 없어지는 데 대한 고립감은 있어요.

     

    대부분의 엄마들이 제주에 온 이후, 운동과 독서 시간이 늘었다는 공통점이 있었고, 학기 초에 이주해 온 엄마들은 주변을 둘러보거나, 집안 정리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남편도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표선으로 이주하기 전 남다른 준비가 필요하진 않았을까? 

     

    -책 읽고 생각 나누기는 꾸준히 한 것 같아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저는 직장을 알아봤어요.

     

    비 오는 날 제주를 오롯이 느끼고 싶어 라섹을 하고 왔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각자 이주 전 특별한 준비보다는 ‘부딪혀 본다’는 생각으로, ‘내려놓기’와 같은 맘의 준비를 했다는 답변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IB 교육을 선택한 학부모들은 자녀의 대학입시에 대한 압박감은 일단 내려놓고 왔다고 말했다. 

     

    Q. IB 교육으로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가길 기대하는 분이 있나요?

    -외국 대학을 염두에 두고는 있어요. 그 때문에 IB 교육을 시작한 건 아니지만요.

    -아이가 이런 이런 이유로 이 대학에 갈래~라고 한다면 응원할 생각입니다.

    -IB 학교를 선택하면서 가장 먼저 내려놓은 것이 좋은 대학 진학에 대한 욕심이에요.

     

    -아직 구체적으로 외국 대학을 고민해 보진 않았지만, 이 글로벌 시대에 국내 대학에만 관심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아이가 싱가포르 IB 학교를 탐방하고 와서 그 나라 학교를 가고 싶어 합니다. 아직은 호기심이라 생각하고 옆에서 지켜보려고 합니다.

    -좋은 대학을 교육의 목표로 두고 있진 않습니다. 교육의 본질은 그게 아니잖아요?

     

    이야기 나눈 엄마들은 대부분 현재 한국 공교육의 보수성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심한 사교육, 주입식 교육은 아이를 생각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배움의 즐거움이 사라진 교육 현장에서 획일적인 평가에, 자녀가 자신의 적성과 가치를 찾지 못하게 되진 않을까? 그래서 어쩌면 과도기에 있는 이 IB 교육을 개척자의 정신으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맹모삼천지교’라고 하지만 IB 교육을 쫓아 표선으로 온 학부모들은 일반적인 교육열과는 결이 달랐다.

     

    그렇다면 지금 현시점에서의 고민은 무엇일까?

     

    -교육 기간을 정해놓지 않고 이주를 했어요. 조금 더 겪어 보고 결정을 하려고 해요.

    -가족의 생이별을 감수하면서까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에 대한 고민이 완전히 해결되진 않았어요. 

     

    일자리 걱정과 주말부부를 청산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고, IB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걱정이 저마다 있었다. 빠르게 돌아가는 현 입시 제도와 교육에서, 혹여나 IB 교육을 포기하고 돌아갔을 때 아이들이 적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IB 교육이 국지적이 아닌,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고, 무엇보다 모든 지역에 초, 중, 고 과정이 연계되어야 IB 교육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현재 표선 지역은 IB 교육에  대한 관심 때문에 아이들이 몰려 포화상태가 되었다면서 제주 성산지역에도 IB 인증학교가 있으니 너무 표선으로만 쏠리지 말고 지역 균형 발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전했다.   

     

    아직은 경험치가 적다. 그래서 모두가 성공적으로 IB 교육에 안착할 수 있을지 섣불리 예측할 순 없다. 하지만,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물은 개척자의 정신을 가진 사람일 것이고, IB 교육을 위해 이주를 하고, IB 교육을 직접 체험해 본 이 경험들은 짧게든 길게든 아이들에게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엄마들은 확신했다.

     

    Q. IB 교육을 위해 이주를 고민하는 분들께 조언해 준다면?

    -언어를 대화보다 문법으로 배우고, 수학 공식 달달 외우고, 글이라고는 시험문제만 읽는 아이들을 하루빨리 구해주세요!

    -아이 학년이 높다면 정말 입시에 대한 욕심을 다 털었는지 고민해 보셔야 해요.

    -과도기에는 100%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고 왔으면 좋겠어요.

     

    -걱정보다 행동을 하세요!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또 못해낼 일도 아닙니다. 아이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생각을 나눠보시고, 오기로 결정했다면 큰 기대보다는 ‘많이 배우고 성장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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