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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공잇수다_ 함께 생각해 봐요. '영어 유치원'

기사입력 2024.01.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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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UBC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에서 인사드려요, 안녕하세요. 혼공 허준석입니다!

     

    최근 한 학부모께서 영어 아웃풋과 관련해 ‘영어 유치원을 보내면 되는 게 아닐까?’라는 의견을 주셨어요. 그래서 오늘은 영어 유치원 관련 제 경험과 생각을 나누고,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합니다.

     

    저는 영어교육을 20년 동안 진행하면서 캐나다도 여러 차례 오고, 또 EBS 강사로 다양한 국내파 강사들을 만나 왔어요. 또, 학교 선생님으로 있을 때도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는데요. 제 경험을 비추어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네. 영어를 탁월하게 잘하는 아이들이 있긴 합니다. 그렇다면 그 친구들은 모두 영어 유치원을 다녔을까요?

     

    현재 캐나다 캠프에 함께 온 아이들 중에도 정말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물어보니 한두 명은 영어 유치원을 다녔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어 유치원을 다니지 않았는데도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도 꽤 있습니다. 심지어 압도적으로 잘하는 친구는 엄마표 영어를 했다고 하고요.

     

    영어 유치원을 다녔거나, 다니지 않았거나,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니 모두 집에서 꾸준히 영어에 노출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원서를 좋아하고 영어로 된 영상을 자주 보고요. 그러니까, 영어를 잘하는데 필요한 것은 영어 유치원이 1순위가 아니라 ‘영어 노출’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어 유치원을 보내면 당장 부모님 눈에는 잘해 보일 수 있어요.  그래서 학부모님들이 만족하게 되고, 영어 유치원 보내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엄격하게 본다면 잘한다고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영어 유치원 다닌 친구들이 조금 먼저 아웃풋이 나온 것이죠. 자녀가 영어를 자신의 의견까지 잘 말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인가 잘 생각해 보셔야 해요. 영어 유치원 보낸 것에 만족하지 말고, 꾸준히 영어 노출을 해야 진짜 영어를 잘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어요.

     

    한국은 사실 영어를 ‘말하는’ 환경이 아니었죠. 많은 부분을 그동안 학습적으로 풀어 왔어요. 우리 학부모 세대도 문장을 막 외우고 단어를 외우고 이런 식의 학습으로 영어를 익혀 왔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인풋 도구가 다양한 시대입니다. 많은 자료가 원어로 제공이 되고, 해외에 있는 영어 영상물도 쉽게 볼 수 있는 시대죠. 예전과 비교하면 굉장히 편하게, 양질의, 검증된 것으로 영어를 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지금 캐나다 캠프에 와 있는 친구 중 팝송 가사를 덕후처럼 줄줄 외우는 친구, 원서를 방대하게 읽는 친구들이 있는데 하루하루가 다르게 영어 실력이 쑥쑥 자라는 느낌이에요. 머릿속으로 한국말을 영어로 옮겨서 말하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 어순 배치가 자동으로 돼서 영어로 말하는데 스트레스가 없어진다고 직접 말을 하더라고요. 이 아이들을 영어 잘하게 만든 힘은 바로 음성과 영상으로 영어를 많이 접했고, 그것을 아웃풋 할 기회가 왔을 때 똑똑하게, 폭발적으로 활용해 보는 데 있었을 거예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영어 유치원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현명하게 영어 유치원을 보내자는 의견이고, 아이들이 영어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영어 노출이 1순위가 되고, 그 위에 영어 관련 기관, 학원 등이 얹혀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영어 노출 ’양’에만 집착해서도 안 돼요. 양질의 인풋을 어떻게 아이에게 규칙적으로, 일관성 있게, 천천히 채워 나갈까? 이것이 관점이 되어야 합니다.

     

    영어는 외국어이기 때문에 흥미를 잃게 되는 순간, 아이가 마음속에 벽을 치고 ‘나 영어 안 할래’라는 마음을 갖게 돼요. 어떻게 하면 영어가 아이의 삶 속에 조금씩 들어올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게 현명한 부모의 역할인 것 같아요.

     

    해외에 나와 보면 영어 잘하는 사람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을 영어만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데 목적을 두면 안 되잖아요? 영어를 위한 인생을 살지 말고, 인생을 위한 영어가 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길게 보고, 아이들이 양질의 영상과 원서를 통해 지식과 감성을 쌓으면서 ‘영어 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부모님이 지혜를 모아 주세요.

      

    영어 유치원을 다닌 아이도 다니지 않은 아이도, 모두 영어를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그날까지 응원합니다. 혼공 훗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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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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